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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의 느낌 마치 그런 느낌이었다. 넘어갈 수 없는 유리벽 너머에서 소녀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듯한. 나는 그 눈빛에서 어떤 또렷한 의미를 찾아내지 못한 채 목소리도, 생각도, 조금의 체온도 전할 방법이 없고 부는 바람에 그녀 머리카락 날리는 것을 황망히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던. 내 황망한 눈빛 속에서 그녀 또한 어떤 또렷한 의미를 찾아내지 못하고 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망연히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던. 내 눈빛의 아쉬움이 더해가고 그녀의 눈빛의 아쉬움도 더해가고 아쉬움이 더해감을 확인할 수록 알 수 없는 신비감이 커져가고 그녀의 존재 때문에 가슴이 벅차올라 감당하기 힘들었을 때 그 와중에 그녀가 먼저 울음을 터뜨렸을 때 내가 같은 의미의 울음을 터뜨렸을 때 유리벽에 머리를 맞대고 주저 앉았을 때. 더보기
종강을 앞두고 나는 원래 힘든 시간을 보내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내게 헤어짐은 큰 사건이었고, 내가 선택한 일이었다. 나는 학교생활을 많이 해보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찾아온 일들은 나로서는 버거울 정도로 아름다웠던, 내 생에서 오래도록 잊고 싶지 않은 일들이었다. 그 덕에 나는 외롭지 않을 수 있었고, 더불어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감사한다. '친구'라는 두 글자를 다시 곱씹어 볼 수 있었고, '우리'라는 두 글자에 다시 미소지을 수 있었다. 김광진의 노래 중에 편지라는 곡이 있다. 가사가 이랬으면 더 좋았을 것을... 허허 여러 친구를 사귀었다. 인연이 연장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중 몇몇의 붙잡고 싶은 인연은 노력해서 붙들어 봐야겠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