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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강아지 이야기 강아지 두 마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서늘한 밤 노란색 가로등 아래서였다. 꼬마는 그 두 마리의 강아지를 가만히 관찰했다. 한 마리는 누런색 잡종이었고 한 마리는 데이지 색 치와와였다. 데이지는 잡종에게 계속해서 뭔가 말했다. 누런 녀석은 풀이 죽어 귀를 늘어뜨렸다. 꼬마는 데이지가 더 기가 센 짝이라고 생각했다. 누런 녀석은 가만히 풀 죽어있었다. 누렁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러다 누렁은 슬그머니 일어났다. 그리고 떠나버렸다. 몇 번 돌아보나 싶더니 그렇게 했다. 데이지는 돌아서는 누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거리에서 누렁이 자취를 감추고 데이지는 남았다. 데이지는 슬피 울었다. 꼬마의 볼을 따라 눈물이 흘러내렸다. 더보기
이상하게도 이상하게도 지나치게 아름다운 것을 보면 슬퍼진다. 좋아해야할텐데. 아니 분명 좋은데. 좋은 느낌이 지나치게 커지면 슬픔으로 변질된다. 더보기
노란 나무 어두웠던 밤. 나는 나무가 빼곡히 자라고있는 숲에 들어갔다. 서늘한 공기에 닿은 피부가 놀라 소름이 돋았고, 밟히는 땅은 이상하리만치 부드러웠다. 그래도 달빛이 있어, 나는 길을 잃지 않았다. 너무나 어두웠기에 식별이 쉽지 않았으나, 달빛에 비친 나무들의 몸통은 아마 노란색이었으리라. 그 숲 속에 우리 어머니가 묻혀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를 거기서 꺼내기 위해 이곳에 왔다. 달빛은 어머니 묻힌 곳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습기찬 공기가 가슴 깊은 곳까지 적셔왔다. 노란 나무들이 들어찬 구석에 어머니가 묻혀있었다. 나는 슬퍼졌다. 나는 맨손으로 땅을 할퀴어내기 시작했다. 움직일 때 마다 슬픔은 깊어갔다. 손 끝은 아마도 많이 상했겠지만. 나는 아프지 않았다. 달빛이 너무나 약했고, 바람은 서늘했으므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