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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시나무는 외롭다 개가시나무는 외롭다. 언제까지나. 한국의 멸종위귀종. 제주도. 야생화. 식물의 특별한 기관 중의 하나인 가시와 관련된 우리말이름들도 있다. 호랑가시나무의 잎과 줄기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고, 돌가시나무와 용가시나무에도 줄기에 가시가 돋아 있으며, 가시여뀌의 줄기에는 가시가 많다. 하지만, 가시나무, 붉가시나무, 종가시나무, 참가시나무 등의 이름에는 ‘가시’가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 어디에도 가시가 없다. 이 나무들은 모두 남해안과 제주도에 자라는 상록성 참나무들인데, 이들 나무의 이름에 붙은 가시는 놀랍게도 참나무를 뜻하는 일본어 ‘가시(ガシ)’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참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즉시 우리말로 고쳐야 할 식물 이름인 것이다. 더보기
소개 “홍보팀 유미안씨. 알어?” 놀라는 것과는 달랐다. 하지만 창 밖의 모든 것이 순간 보이지 않았다. 홍보실장이 건네는 커피는 유난히 찰랑거렸고, 그래서 거짓되어보였다. 하긴 인스턴트 커피는 거짓으로 가득하다. 그 자체로 커피를 흉내 낸 조악한 액체일 뿐이다. “이주일 전에 홍보팀에 발령 온 여자. 너랑 좀 안다던데?” “네. 알아요.” “이번에 좀 중요한 프로젝트라서 말야. 디자인을 유미안씨한테 의존해도 될지 확신이 안서서.” 홍보실장은 의심으로 가득한 사람이다. “유미안씨. 어떤 거 같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말씀드려야하죠?” “뭐...감수성?” 감수성. 그녀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 있을까. 유미안은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적은 편도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눈물을 흘리고 싶어 하지 않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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