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Day 썸네일형 리스트형 힘들다. 에그그 복잡한 관계가 얽힌 정글 속에 나는 불확실한 사랑을 발견했다. 나는 그 사람의 여린 모습이 좋았다. 잘 다치고, 잘 울고, 잘 웃는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는 잠들고 먼 곳에서 수화기를 들고 갸웃거리다 나도 잠든다. 그런 여러가지가 좋았다. 최근의 내 삶은 메마른 것은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질주도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찰랑거리듯 분주하게 사람들이 오가는 나의 내면은 오랫만에 풍요로웠다. 그 안에 그녀가 쉬면 될 거 같았다. 나는 부자가 아니었지만 아니 가난했지만 아마도 그녀가 내게 원했던 것은 안식처였다. 나는 노래불러줄 수 있고 그녀가 듣기좋은 이야기들을 조금 갖고있었다. 그렇게 그냥 될 줄 알았다. 그렇게 내게 오는 동안 관계의 나뭇가지들은 헝클어지고 가지에 할퀴어진 그녀는 조금 지.. 더보기 And she. 한 여자가 나타났다. 상처가 많았고, 상처만큼 예민했다. 나는 굳건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람은 천천히 내 마음을 움직여갔고 나는 싫지 않았던 것인지. 그녀의 걸음에 내 걸음을 맞춰갔다. 나는 적응해야한다. 그녀의 상처와 그녀의 예민함과 우리를 둘러싼 복잡한 관계와 나를 두려워하는 그녀 그녀를 두려워하는 나 내 목소리를 좋아하는 그녀 그녀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나 몸이 약한 그녀와 그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나 아껴주겠다는 나의 말은 그녀를 위한 말이자 내게 각인시키는 맹세여야 했다.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나의 말은 내 감정에 대한 표현이자 미래에 대한 약속이어야 했다. 모든 것을 고려하고 싶어하는 그녀와 모든 것을 잊고 매달리려는 나는 자꾸만 약속을 만들어내야 했다. 조금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을. 더보기 정말 어릴 적. 많이 어릴 적에 버스를 탈 줄도 모를 때. 오직 버스의 박스 안에 돈을 넣으면 된다는 것만 알았을 때. 버스를 타고 친척집에 가려다가 정류장을 지나치고 말았지. 내려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을 못했어. 나는 딴 생각에 빠져 이미 몇 개의 정류장을 지나와버렸고 창 밖은 생전 처음보는 낯선 풍경들. 내려서 반대방향으로 타면 괜찮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내 호주머니엔 땡전 한 푼 없었다. 나는 버스란 노선을 뱅글뱅글 도는 건줄 알았다. 가는 버스와 오는 버스가 똑같이 생겨서. 그래서 무작정 한바퀴 돌아서 친척집으로 갈 때 까지 기다렸다. 낯선 지역의 낯선 도로. 나와는 무관한, 나에게 무관심한 세계 속으로 나는 처음 혼자 들어가봤던 거였다. 처음 가보는 동네의 건물 간판들은 너무나 낯설었다. 간판들은 하나도 예뻐.. 더보기 그만 하고픈 이야기 꿈을 꿨다. 꿈 속에서 나는 군인이었고, 힘든 전투를 수행하고 있었다. 군대란 언제나 지친 만큼의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어느날부턴가 내게 좋은 음식과 약간의 돈이 배달되었다. 나는 그것이 부모님의 것인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속한 부대는 외부와의 연락을 허락하지 않았으므로 감사를 전할 방법이 없었다. 아침이었다. 내게 급한 전투명령이 내려졌다. 소모전이었고, 우리 부대는 죽음을 앞둔 것이 뻔한 전투를 치르도록 되어있었다. 밖으로 뛰어나가는데 북새통 속에 부대가 제어되지 않고 있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병사, 명령을 전달하는 병사, 아픈 병사들이 시장바닥처럼 뒤섞여 아우성이었다. 그런데 그 북새통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서 있었다. 여자였고, 작은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녀였다. 그동안 음식과 돈을 넣어.. 더보기 행복했다. 지난 여름 나는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여있다. 새벽 5시인데도 전혀 졸립지 않다. 왠지 내가 뭔가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건 과거에 단 한 번 경험해보았던 어떤 것과 유사하다. 점점 내가 무엇을 해야할 지 명료해지는 느낌이고, 성취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다. 아직은 내가 해낼 것이라 말하는 것이 조급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대단히 희망적이다. 그 설레임에 들떠, 잠을 이룰 수 없다. 부디 나의 이 느낌이 틀리지 않은 것이기를.. 나는 지금 행복하다. 다시 찾아가고싶다. 조급하다. 시간이 얼마 없다. 더보기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니.. 네이버블로그에서 이곳으로 갈아타기로 결심한 후, 블로그의 옛 글들을 읽어보면 감회가 새롭다. 몇 년 전에 썼던 설익은 소설들과, 그때의 고민들. 아픔들. 귀찮은 작업이 될 줄 알았다. 글을 옮겨온다는 것. 그런데 의외로 즐겁다. 지난 삶을 하나하나 곱씹어 음미하는 느낌. 여유가 있다면 오랫동안 그렇게 하고싶은데. 아니, 천천히 하는 것도 괜찮다. 그래 천천히 하자. 내 삶이었으니, 한꺼번에 해치워버릴 것이 아니기도 하다. 나의 시간이 아닌 것만 같은, '나의 시간'들. 누군가 천천히 음미해줄 자격이 있겠지. 그 누군가는 오직 나 뿐이지만. 더보기 2006년 12월 16일의 내 일기. 꿈을 꿨다. 아름다운 사람을 기다리는 꿈이었다. 그 사람은 남자이기도 여자이기도 했다. 곧 올 것이니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하얀 나뭇잎을 만지작거리면서 기다렸다. 기다렸다. 기다렸다. 이상하리만치 그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마냥 기다렸다. 그가 볼 일은 그다지 번잡하고 오래걸리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나는 기다렸다. 그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기다렸다. 그러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나는 나뭇잎을 바닥에 버렸다. 그리고 밟아버렸다. 그 사람이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언약을 무시한 그 사람에게 화가 났다. 나는 나뭇잎을 짓밟으며 화를 냈다. 그러다 내 스스로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화가 났다. 내가 아름답지 못해서 화가 났다. 아름다울 수 없었던.. 더보기 이상하게도 이상하게도 지나치게 아름다운 것을 보면 슬퍼진다. 좋아해야할텐데. 아니 분명 좋은데. 좋은 느낌이 지나치게 커지면 슬픔으로 변질된다. 더보기 허접소설쓰기 나는 글쓰기를 즐겨하는데. 요즘은 거의 손대지 않았다. 산동네군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쟁여두었던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그래. 오랫만에. 짤막한 글이나 써 볼까. 더보기 Think more 2006년 친구의 부탁에 의해 디자인한 도안. 뒷처리가 깔끔하지 못한 것은 시간이 없어서...-_- 나는 언제나 '생각'을 중요하게 여겼다. '내 생각에는...' 이라고 시작하는 발언은 그래서 매력있고 호기심이 느껴진다.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마지막 여유다. think.... 하고싶다. 이제는 생각을 추스려야 할 때. 돈 없어도, 가진 것 없어도 생각은 할 수 있고 책은 빌릴 수 있으니. 그리고 세상을 보는 것은 공짜이니. 그런 점은 좋다.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