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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Day

힘들다. 에그그

복잡한 관계가 얽힌 정글 속에
나는 불확실한 사랑을 발견했다.

나는 그 사람의 여린 모습이 좋았다.
잘 다치고, 잘 울고, 잘 웃는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는 잠들고
먼 곳에서 수화기를 들고 갸웃거리다
나도 잠든다.
그런 여러가지가 좋았다.

최근의 내 삶은 메마른 것은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질주도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찰랑거리듯 분주하게 사람들이 오가는
나의 내면은 오랫만에 풍요로웠다.

그 안에 그녀가 쉬면 될 거 같았다.
나는 부자가 아니었지만
아니 가난했지만
아마도 그녀가 내게 원했던 것은
안식처였다. 나는 노래불러줄 수 있고
그녀가 듣기좋은 이야기들을 조금 갖고있었다.

그렇게 그냥 될 줄 알았다.
그렇게 내게 오는 동안
관계의 나뭇가지들은 헝클어지고
가지에 할퀴어진 그녀는 조금 지쳤다.

어떻게 될까.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다.
아직 보지 못한 것이 많다.
아직 그녀에게 안식처의 한 때를 보여주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가지일텐데.
이미 지쳐간다. 헝클어진 가지는 불안하고 위험하다.

그녀가 내게 슬쩍슬쩍 다가설 때. 행복했다.
내게 오려는 발걸음의 의도를 읽을 때. 잠들 수 없었다.
그녀에게 사소한 단어로 고백했을 때.
그녀가 특별한 단어로 내게 말해왔을 때.
나는 '기분좋아 날아감' 이라는 싸이월드의 싸구려 단어를 이해했다.

그렇게 계속 될 거라 생각했다.
아니 생각없이 믿었다.

놓치고 싶지 않다.
아직 길고 긴 대화 끝에 잠든 그녀의 속눈썹을 보지 못했다.
고집스럽게 장갑을 구입하지 않은 그녀의 손을 잡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