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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Day

And she.

한 여자가 나타났다.
상처가 많았고, 상처만큼 예민했다.
나는 굳건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람은 천천히 내 마음을 움직여갔고
나는 싫지 않았던 것인지.
그녀의 걸음에 내 걸음을 맞춰갔다.

나는 적응해야한다.
그녀의 상처와
그녀의 예민함과
우리를 둘러싼 복잡한 관계와
나를 두려워하는 그녀
그녀를 두려워하는 나
내 목소리를 좋아하는 그녀
그녀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나
몸이 약한 그녀와
그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나

아껴주겠다는 나의 말은
그녀를 위한 말이자
내게 각인시키는 맹세여야 했다.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나의 말은
내 감정에 대한 표현이자
미래에 대한 약속이어야 했다.
모든 것을 고려하고 싶어하는 그녀와
모든 것을 잊고 매달리려는 나는
자꾸만 약속을 만들어내야 했다.

조금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