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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생각

엄마, 여자는 왜 '곧휴'가 없어?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남자나 여자나 사실 근본적인 심리는 같은 거 같다. 그런데 사회 분위기가 '곧휴'달린 사람을 남자로, 그거 없는 사람을 여자로 만든다."

나는 프로이트를 떠올렸다. 녀석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꼬마 한스의 궁금증 

프로이드[Sigmund Freud]가 얘기한 ‘꼬마 한스의 사례’, 혹시 들어보셨어요? 거기서 한스는 딱 두 가지를 가지고 세계를 구별해요. 하나는 유기체, 동물이나 인간 같은 것이죠. 또 하나는 비 유기체. 그래서 유기체는 다 고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비 유기체인 이런 건물이나, 돌이나 이런 것들은 고추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그런데 한스가, 나중에 자기 여동생이 태어났을 때, “엄마, 쟤는 왜 고추가 없지? 나중에 자라나겠지.”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한스한테는 엄마도 고추가 있고, 아빠한테도 고추가 있고, 자기도 있고, 그리고 이게 어른이 되면 커진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남근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단 하나의 성기를 알기 때문에 여자아이 같은 경우는 고추가 없는 아이로, 아이가 알게 된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여자아이도 남자아이를 보면서 자기는 고추가 없는, 남근이 없는 존재처럼 남근과 자신의 신체적인 것을 동일시하게 되는 거죠. 여기서 남근을 가지느냐, 가지지 못하느냐는 것이, 성적 정체성의 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거죠. 

남자아이는 자기가 그것을 갖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을 하는 거고, 여자아이는 반대로 그것이 없다, 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남자아이 같은 경우는 나중에 여자아이가 고추가 없다, 라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자기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하나의 거세 공포를 갖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는 거세 콤플렉스하고 짝을 이루어가지고 발달하게 됩니다. 



 남자아이의 거세 공포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를 보면서 자기도 ‘거세당할 수도 있구나.’ 그러면서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거세 콤플렉스로 느끼기 시작한다는 거죠.자기도 거세당할 수도 있다는 것. 이것을 뭐, 꼭 성기가 잘린다는 꼭 그런 식의 의미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근은 상징적인 기표인데, 여자아이와의 차이 속에서 충격적으로 아이가 느끼게 되면서 거세 콤플렉스를 받아들이게 되는 식으로 이해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제 여자아이를 보면서 아버지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게 되는 거죠. 아버지는 자기한테 방해자고, 명백하게 자기를 어머니와 분리시키는 자 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주는 이러한 사람으로 들어오게 되는 거죠. 




 아버지를 바라보는 남자아이의 시선 

남자아이의 태도는 두 가지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오이디푸스가 가지는 적극적인 측면과 소극적인 측면입니다. 적극적인 측면에서 아이는 자기를 남자와 동일시하게 되는 거죠. 아버지와. 그러면서 어머니를 욕망하고 아버지와 경쟁을 해 보려고 하는 이러한 상태가 되게 됩니다. 

소극적인 측면에서는 반대로, 아버지의 권위에 대해서 무서워하면서 자기를 여성적인 위치에 놓게 되면서 어머니처럼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으려고 하는 이러한 양가적인 차원이 동시에 나타나게 되는 거죠. 실제로 단 하나의 남성 리비도만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서 성적인 게 양가성으로 항상 작용을 한다는 그런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러니까 완전히 100% 남성적인 게 있을 수가 없고, 100% 여성적인 게 있을 수가 없는 거죠.






아트앤스터디 강좌/  김석 <라깡의 정신분석학 입문: 욕망이론과 주체 개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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