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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 생각

혼란

음악을 듣거나, 어떤 퍼즐을 보거나, 길거리의 가로수 가지들을 볼 때
나는 그 모든 것이 어떤 관련을 맺고있고 그 관련성은 이해되어야한다고 느낀다.
그럴 때 나는 혼란스럽다. 이 세상에는 표면 너머에 뭔가가 분명히 있는데
나는 한참을 숙고해야하고 한참을 고민해야하는데
지금 내게는 숙고의 기회도, 고민의 여유도 없다.

나는 싸구려 전자키보드를 구입한 적 있다.
분명히 그 안에는 뭔가 있었다.
나는 인간의 이미지와 언어에 관심이 있었다.
분명히 그 안에는 뭔가 있었다.
나는 인간의 예측과 반응에 관심이 있었다.
그 안의 뭔가는 모두 연관되어있었다.

모든 것이 연관되어있으리라는 발상은 푸앵카레라는 수학자가 먼저 했다.
물론 인도철학, 동양철학은 언제나 그러한 발상의 그림자 안에 있었다.
푸앵카레의 가설은 인문철학의 그것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정리된 수의 논리일 터다.
그가 그같은 발상을 했다는 것은 하나의 단서처럼 느껴진다.

화음은 일정 패턴의 소리 나열이고, 그것은 아름답다.
그것은 직관적으로 아름답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언어의 체위라는 말을 썼는데
그것은 아마도 같은 맥락이다.

때때로 길을 걷다가 나무가지들을 보면
어지럽기까지 하다. 내가 해야할 것과 하고싶은 것이 겹치면서
나는 강한 욕망에 시달린다.
그리고 채 정리하지못했는데 쏟아져들어오는 세상의 이미지들 때문에
어지러워 휘청거릴 때도 있다. 넘어진 적은 없다 -_-

인간에게는 시각적으로 보는 꿈이 있고
시각적으로 보지 못하는 꿈도 있다.
보이지 않는 꿈이 매력적인 이유는 다만 보이지 않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내게 사색의 사치가 주어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