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 생각

사물의 경계

|  2008. 12. 11. 18:05

레오나르도 다빈치 왈.

 

대상을 그리는 데 있어서

대상에서 가장 중요치 않은 부분은 대상들의 '경계'다.

 

경계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대상의 표면의 일부이며

표면은 대상을 감싸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경계는 표면의 일부이나 완전히 표면인 것은 아니며

표면과 닿아있는 허공도 아니다.

경계는 표면과 허공 사이에 존재한다.

 

화가들이여. 경계에 집착하지 말라. 그것은 잘보이지 않고 두껍게 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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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 내 생각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정규교육을 받은 바 없는 가난한 천재였다.

그러나 그가 보여주는 존재에 대한 통찰은 이정도다.

 

경계는 필연적으로 표면의 일부이지만

표면 그 자체는 아니며, 표면과 닿은 공간도 아니다.

그것은 공간과 표면 사이에 존재한다.

 

잘 보이지 않고 두껍게 칠해야 한다는 것은

경계가 '선'이 아닌 어떠한 '영역'에 속함을 뜻하는 듯 하다.

경계라는 것은. 이질적인 두 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영역'인 것이다.

연필이나 붓으로 그것을 표현하려면 두껍게 영역화 시켜야 한다.

 

영역화 시킨다는 것은 사물의 경계를

명료한 '선'의 영역에 종속시키지 않음을 뜻한다.

공간과 대상이 닿아있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사물을 보면. 곧바로 그말이 옳음을 알 수 있다.

다빈치의 순수한 통찰력에는

찬사를 보낼 밖에.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