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적 썸네일형 리스트형 궤적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경주로 소풍을 갔었어. 벌판이 있었어. 꽃이 단 한송이만 피어있더군. 어릴 적에 그래도 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지. 풍매화, 충매화...뭐 이런 것 들을 난 알고 있었어. 꽃은 떼지어 피는 법이지. 그런데 그 벌판엔 딱 한송이만 꽃이 피어있었던거야. 딱 한송이만. 어떻게. 거기에. 혼자. 아마 어떤 짐승이 꽃밭을 기어다녔겠지. 그렇게 몸에 씨앗을 붙여다녔을거야. 산책을 다니던 길목이었을 수도. 아니면 먹잇감을 쫒아가던 길이었을 수도. 반대로 쫓겨다니던 길이었을 수도 있겠지. 그러다 그 벌판에 잠깐 쪼그러 앉았던 모양이지. 그리고 씨앗은 거기에 떨어진 거야. 거긴 잔디밖에 없었지만 그 한 가운데 혼자서 꽃이 하나 핀 거지. 사람들은 행성의 궤적을 곡선으로 표현하지. 그러나 신은. 짐승.. 더보기 이전 1 다음